
솔직히 저는 디지털 튜터라는 직업이 실제로 학교 현장에 배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기초학력 강사로 일하면서 교실 수업을 참관할 기회가 많은데, 태블릿이 제대로 켜지지 않아 수업이 멈추거나 학생들이 로그인 계정을 잊어버려 선생님이 당황하시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현장에서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오히려 수업 진행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교사 혼자 수업과 기기 관리를 동시에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디지털 튜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튜터, 자격요건은 생각보다 폭넓습니다
디지털 튜터에 지원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컴퓨터 관련 전공자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문턱이 낮았습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강사 자격 기준을 보면 세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째, 대학 졸업자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 소지자입니다. 여기서 동등 이상이란 학사 학위와 같은 수준의 학력을 인정받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둘째, 전문대학 졸업자이면서 관련 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경우입니다. 셋째,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4년 이상의 실무 경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실무 경력이라는 것이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 IT 기업 근무, 에듀테크 업체 경험, 심지어 학원에서 코딩을 가르친 경험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기초학력 강사로 일하면서 만난 한 동료는 웹 디자인 회사에서 3년 근무한 경력으로 디지털 튜터에 지원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대 사항도 명확합니다. 디지털 및 정보화 교육 전공자, 소프트웨어 및 4차 산업 관련 자격증 소지자, 교원 자격증 소지자, 기기 및 네트워크 관련 운영 실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경력이 있으면 선발 시 유리합니다. 자격증의 경우 정보처리기사, 컴퓨터활용능력, 네트워크관리사 같은 것들이 해당됩니다(출처: 한국과학창의재단).
개인적으로는 경력 단절 여성이나 퇴직 후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 관련 전공을 했지만 육아로 경력이 끊긴 분들이 학교 현장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다시 발휘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튜터의 역할, 단순 기기 관리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튜터는 단순히 태블릿을 충전하고 고장 난 기기를 수리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역할은 훨씬 다양합니다.
교육부의 초중고 디지털 튜터 운영 지원 사업에서 정의한 주요 과업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 교수학습 지원: 담임교사나 전담교사의 수업 중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 활동을 보조합니다
- 디지털 역량 강화: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개별 지도를 합니다
- 플랫폼 관리: 학습 플랫폼 계정 생성, 권한 설정, 데이터 관리 등을 담당합니다
- 행정 지원: 디바이스 관리, 충전, 유지보수 관련 행정 업무를 처리합니다
제가 수업 참관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학생들 간 디지털 역량 격차였습니다. 어떤 학생은 태블릿으로 PPT를 만들고 영상까지 편집하는데, 어떤 학생은 앱 실행조차 어려워했습니다. 이때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개별 학생의 기술적 문제까지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에듀테크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여기서 에듀테크(EduTech)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방식을 의미합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클래스팅, 구글 클래스룸, 줌(Zoom) 같은 플랫폼을 자주 사용하는데, 디지털 튜터는 이러한 플랫폼의 활용법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솔직히 저는 처음에 디지털 튜터가 수업 보조 정도의 역할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교사와 학생을 연결하는 디지털 환경의 코디네이터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우와 근무 조건, 현실적으로 살펴봅니다
디지털 튜터의 처우는 지역과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인천시교육청 사례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시간당 보수는 3만 원 내외입니다. 여기서 내외라는 표현은 학교 예산과 계약 조건에 따라 2만 8천 원에서 3만 2천 원 사이로 책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전일제 강사의 1일 임금 기준 상한선을 미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는 근무 시간에 비례해서 급여가 지급된다는 뜻입니다.
근무 형태는 시간제입니다.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운영되며, 수업이 있을 때만 근무하는 구조입니다. 계약 기간은 1년 이내이고, 필요에 따라 학기 단위로 세분화하거나 방학 기간을 포함해서 근로일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지원 예산을 보면 인천시교육청은 관내 초중고 27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당 500만 원에서 1,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출처: 인천광역시교육청). 이 예산은 모두 디지털 튜터의 인건비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시간제 근무는 불안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학교 현장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본업이 따로 있거나 육아 중인 분들에게는 유연한 시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 기초학력 강사로 일하면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추가로 진행하는 분들이 많은데, 디지털 튜터도 이런 식으로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우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시간제 근무 특성상 방학 기간에는 소득이 줄어들 수 있고, 4대 보험 적용 여부도 근무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안정적인 직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과 함께 디지털 튜터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튜터는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해질 직업입니다. 학교뿐 아니라 평생교육 기관, 노인 디지털 교육, 지역 도서관 같은 곳에서도 활동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역량이 있지만 경력 단절로 고민하는 분들, 교육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같은 곳에서 디지털 튜터 양성 과정도 운영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해당 기관 홈페이지나 시교육청 공고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